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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내면(內面)의 단상(斷想)

흉터...

쉽게 아주 쉽게 잊혀지는 것이 상처라고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내 맘데로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아니... 내맘데로 되는것이 거의 없다.


내맘데로 되는것?

밤을 새서 공부하고...

머리 주위를 맴도는

내맘데로 안되는 것들에 대한

잡념을 날려버리는것.


그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만들어놓은 골은 너무나 깊이 패여있던것 같다.

잊을만하면 다시금 나를 괴롭히고....

쿵짝 되는 커다란 음량의 음악으로 나를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물어버린 흉터를 쓰다듬으면서

다시 상처 입기를 두려워한다.


완전히 아물었지만 지워지지 않은 흉터자국이

정말이지 나를 미처버리게 만들것 같다.

이제 가족도 나에겐 의미가 없다.

내 어린 생각이 내 상처속에 가족까지 넣어버렸고

이미 그 상처는 아물어버렸다.


쉽지 않다. 뭐든지...

새로운 활력소가 될 무언가를 찾아야 겠다.

소리 잘 나는 기타 한대 사서 미친듯이 쳐야겠다.

힘들어 쓰러질때까지 운동장을 뛰어야 겠다.

손에 쥐날때까지 큐빅도 돌리고

쥐방울만한 마팅이타고 드라이브도 하고

찰랑찰랑한 호수에 달빛보며 낚시도 하러가구

나무도 느끼고 바람도 느끼고 하늘도 느끼고


... 한창 군생활에 힘들때 형이 이런말을 해줬지.

부대 담벼락에 핀 작은 들꽃을 바라보고

물감같이 파란 하늘에 새하얀 구름도 느껴보고

멀리 보이는 산자락에 있는 무지개도

길가에 노는 꿩이며, 멧돼지며...

그렇게 자연을 느끼다 보면 차분해질거라구.

그러면 그 어떤 이성적인 부분이 해결 못하는 것도

편안해 지고 차분해질거라고...


난 그때 그 모든 것들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주님이라고...


... 미안해 하지 않을거야.

나 자신에게 절대 미안해 하지 않을거야.

내가 지은 죄를 조그마한 방에 들어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것으로 용서받았다고 믿고 싶지 않아. 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만 해.

그 대가를 치뤄야만 해...


난 충분히 사랑할 자격이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그리고 너무나 사랑하고 싶어.

지금의 내가 받고 있는 힘듦.

이 고통으로 대가를 받고 있는건 아니야.


... 좋은 기회다. 두달 정말 미친듯이 공부하자.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과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한소쿠리에 있는 크고작은 사과일 뿐이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나이? 돈? 사람? 사랑?

전부 내속에서 만들어진 스스로의 걱정뿐이잖아.

항상 다그치자. 머리속이 계속 흘러 가도록 다그치고 또 다그치고

주변상황에 대한 걱정 불만은 나를 우물에 가두게 할 뿐이다.

그저 스스로를 다그치고 다그치자.

멍청한 생각 하지 않도록 다그치고 다그치자.


그러면 흉터 또한 잊혀지겠지...


By JinY / 200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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